2020년 5월 24일 일요일

돈에 대한 감각 기르기(1) - 1회, 돈에 대한 심리(합리적 경제인? vs. 비합리적 경제인?)

 앞으로 금리도 올라간다는데 굳이 대출까지 끼고 주택을 사서 은행에 이자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나 스스로 돈을 모아서 향후에 적정한 시점이 되면 주택을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즉, '대출 포함 내 집 마련' vs. '전세(또는 월세) 살면서 자산증식 후 내 집 마련' 중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라는 질문은 아마 첫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딪히는 흔한 질문일 것이다. 이하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최근에 폭주하는 집 값에 대한 얘기는 차지하고 한번 풀어보고자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좋은 결정이다'라고 평가할 때 '경제적'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인간의 무한한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유한한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제한된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선택'의 문제인데, 이것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 '선택'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 등 대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자영업을 하기로 했다면, 실제 이 선택에 따른 비용/편익은 자영업을 함으로 인한 수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월급쟁이를 그만 둠으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고려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하는데, 위 사례에서 '대출 포함 내 집 마련'은 '임대로 인한 비용절감(+)'과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우선 감안될 것이고, 반면 '전세(월세) 살면서 자산증식 후 내 집 마련'은 '임대로 인한 지출(-)' 과 '자산증식(+)'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편의를 위해 단순화해서 살펴보면, 상식적으로 임대로 인한 (+)(-)는 전세가 활발한 우리나라 특성상 대략 차이가 없다고 보고(즉, 전세자금을 집을 사는데 보탰던지, 아니면 임대인에게 무이자로 빌려준 형태), 결국 선택은 대출원리금 상환부담과 자산증식의 규모의 비교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보다 와 닿을 수 있도록 구체적 사례를 들어서 사고 싶은 집이 있는데  3억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보자. 3억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3억을 모아서 집을 살 수도 있다. 당연히 전자는 3억 원금에 이자를 합해서 대략 3억 몇천만 원을 갚아야 할 것이고, 후자는 2억 몇천만 원을 가지고 예금을 하던 투자를 하던 해서 3억을 모을 수 있을 터이니 결국 후자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이다.

 그런데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한 사항이 있다(물론 '집값이 오른다' 이런 것 말고). 
위의 모든 가정은 기회비용을 감안한 경제적 판단을 언제나 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제인'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정말 '합리적인 경제인' 일까? 오히려 많은 인지심리학 실험,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인간은 

'비합리적인 경제인'에 가깝다. 그래서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후자(자산증식 후 주택구입)를 선택해서 

대출원리금을 갚는 상황만큼 허리띠를 졸라 매고 열심히 돈을 모으려고 결심했건만, 현실은 현상유지 편향에

 따라 현재 지출 수준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중간에 리스크가 높은 투자 등으로 

원금이라도 까먹으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목표했던 3억은 점점 더 요원해져 간다.


 반면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면 어떻게 될까? 분명히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그만하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현실에서 인간이 최적의 정보처리 능력을 발휘하여 최적의 자산에 투자하여 

목표를 달성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오히려 제한된 합리성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선택

(정해진 대출 원리금 상환하기 위해 예산 절약 등)을 하여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종종 사람은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을 인정하고, '돈에 대한 심리'를 통제하게

 되는데 학문적으로는 휴리스틱스(heuristics) 또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부디 앞으로는 사람에게 내재된 '돈에 대한 심리'를 이해하고, 제한된 합리성을 역으로 이용하여 지출 통제나

 성향에 맞는 투자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영화]The Founder - 맥도날드의 시작!



평소 다큐멘터리 영화, 실화의 바탕을 둔 영화를 좋아하는 터라 별 망설임없이 주말영화로 택한 맥도날드의 이야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의 작은 햄버거 레스토랑이었던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제국으로 만든 주인공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 연기)의 스토리를 영화화했는데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해서 본 것 같다.

실제 맥도날드 햄버거 레스토랑(당시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의 개념과는 혁신적으로 다른 레디-투-고 형태의 스피디한 주문과 서빙, 시스템을 갖춘 맥도날드레스토랑)을 처음 만든 것은 맥도날드 형제들이기 때문에, 영화적 시각으로는 마치 맥도날드 형제가 그들의 아이디어와 회사를 뺏기고 쫓겨나는 것처럼 묘사되었으나, 개인적인 생각은 좀 달랐다.

제목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레이 크록이 실질적인 창업자라고 보는게 맞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그 이유를 보자면.

1. 맥도날드는 '버거'로 돈버는 회사가 아닌 현대적 개념의 '부동산 임대'로 돈을 버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모델을 만들었고,

2. 효율적인 매장관리 등 운영모델은 누구나 복제할 수 있었으나 강렬한 황금아치에 담긴 맥도날드의 상징성, '맥도날드'라는 미국적 네이밍의 마케팅적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맥도날드 형제의 '맥도날드'와 레이크록의 '맥도날드'는 전~혀 다른 회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뭐 맥도날드 형제도 상당히 큰 돈을 받고 exit을 했으니 나쁘지 않은 딜이지 않았을까.. 그들이 그 이상을 바라면 사실 그것도 과욕이라고 본다. 그림을 상상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과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에.. 또 어떻게 보면 레이 크록이 회사를 그 정도 성장시키기 위해서 안정적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맥도날드 형제에 비해서는 훨씬 위험을 부담하고 노력했으리라 짐작이 가기에..)_

특히 인상 깊었던 마지막 장면(레이와 딕 맥도날드의 화장실 대화 장면)을 다시 복기 하면.. 레이 크록의 사업가적 기질과 이 영화에서 시사하는 바를 여러모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