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SBS스페셜, "아파트, 혼란의 시장"을 보고..


SBS스페셜, "아파트, 혼란의 시장"을 보고..

지난 10월 초에 방영하였던 SBS 스페셜에서 대한민국의 아파트 시장 전망에 대해서 무거운 주제를 비교적 가볍고 재미있게 다루었다.

개인적으로 부동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흥미롭게 보았는데 간단하게 단상을 기록하고자 한다.

아마도 프로그램은 비교적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하였으나 주로 하락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것으로 보였고,
부동산(정확하게는 아파트) 하락론자들의 논리는 이렇다

첫째,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큰 위협요인
둘째, 그동안 정부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떠 받혀진 부동산 경기(정책 변화시 폭락 위험)
셋째, 인구구조의 문제(노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신규 세대가 줄어들고 있음) 

전체적으로 과거와 같은 눈뜨면 집값이 껑충껑충 뛰는 시기는 지났다는 취지에는 동감하나,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기에 몇자 적어보고자 한다.

하고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기에 아마 현실은 하락론자들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한다.

첫째, 미국의 금리인상
이는 분명 단기적으로 가계부채가 안고 있는 심각성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가 금리를 순차적으로 인상하던지 내지는 같이 인상하던지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체 가계부채가 1,100조인데 1%만 인상해도 연 이자 부담이 11조가 늘어나서 큰일이 난다고 하는 것은 조금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한다. 다행히도 그동안 우리나라가 LTV, DTI제도를 통해서(물론 최근에는 좀 완화되었지만) 집값의 60~70%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었고, 당장 원리금 상환이 도래하는 세대가 아니라면 실제 이 11조원의 이자는 세대별로 보면 바로 default로 이어지는 규모의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 본인의 판단이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두번째 이유와 관련하여 금리인상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근거이다.

둘째, 정부 정책으로 인한 인위적인 효과
이 부분이 사실 부동산시장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critical한 부분인데, 사견으로는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프로그램에서도 몇번이나 언급하였듯이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70~80%, 때로는 100% 이상이 부동산에 투입되어 있는 현실에서 부동산정책을 포기한다는 것은 표를 잃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의 효용을 보는 계층과 부동산 가격 하락의 피해를 보는 계층을 비교해 본다면 정책입안자나 국회의원 입장에서 어떤 사람들의 손을 들지는 어느정도 예상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필자가 현업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부동산 하락으로 인하여 손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응집력은 생각보다 견고하여 해당 이슈가 발생하면 정치적 성향이나 다른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표심을 발휘하곤 한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적어도 대한민국이 자본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예를 들어 극단적인 경제위기로 IMF를 훨씬 뛰어넘는 비상경제상황이 발생한다던지.. 쿠테타가 일어난다던지..) 부동산 정책을 완전히 놓기는 불가능 하다고 판단한다.

셋째, 인구구조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사실 이 부분이 부동산 뿐만 아니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더불어 경제활동도 위축되며 일자리가 줄어들어 소득이 줄어든 젊은 계층이 결국 비싼 가격의 부동산을 감당할 수 없기에 자연스럽게 공급가격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부분적으로는 동의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프랑스나 일본의 사례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주로 외곽 위성도시 등에 건설한 아파트가 슬럼화되고 폭락하여 노인 층만 남게 되는 경우였다), 인구가 줄더라도 고학력자나 젊은이들은 대도시의 매력적인 환경에서 항상 살고 싶어한다. 
즉, 늘 대기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도시의 도심 중심의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은 항상 일정 수준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더구나 이러한 수요자들의 소비수준이나 기대수준은 과거 세대와 비교해서 더욱 높아져 있기 때문에 항상 이러한 곳의 수요는 풍부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대한민국에서 폭락한다는 것은 사실 동의하기 힘든 주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아파트 가격의 거품이 외곽에서부터 걷힐 수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성있는 시나리오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가격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주거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되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는 곳에 집을 사고(현재 부자들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라는 의미), 도심의 중심에, 작은 평형이라면 안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곳이라면 오히려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신없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소 두서없이 휘리릭 써내려간 단상이지만,
개인적으로 아파트 시장에 대한 기존에 가져왔던 가치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