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7일 월요일

영화 '명량'과 소설 '칼의 노래'에서 배운 비즈니스 전략

2014년에 무려 1,700만명이 본 영화인 '명량'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당시 영화 속 명대사를 따라한 건배사들이 무수히 많이 나왔고(이를 테면 "신에게는 아직 12병의 술이 남아있습니다.." 류의..), 나도 그냥 흥행한 영화이겠거니.. 내가 알고 있는 그 이순신 장군의 전투를 다룬 영화이겠거니 하고 넘겼었다.

그렇게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졌던 이 영화를 최근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아무 생각없이 플레이 시켰는데(최근 선이 굵은 영화를 즐겨보다 보니 추천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그동안 이순신 장군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반성과 한편으로는 이렇게 훌륭한(뛰어난) 분이 우리 조상 중에 계셨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다.

허겁지겁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자료들을 더 보고 싶었고, 그래서 서점에서 바로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를 구입하여 순식간에 완독했다.

명량해전 뿐만 아니라 이후에 이순신 장군님의 마지막 전투까지 자세히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묘사한 "칼의 노래"는 장군의 일생 후반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해 주었고, 이후 다시 한번 2번째로 영화 명량을 보니 얻는 것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모르는 그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억은.. 아마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기, 교과서 등 각종 매체에서 접하면서 커 왔던 것에 기인하는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어렸을 때 경험이나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접한 이순신 장군은 그저 막연히 훌륭한 위인으로 기억되어 디테일이 망각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 이번에 접하게 된 이순신 장군의 전투는 냉혹한 비즈니스 환경과 오버랩되며 여러가지 시사점을 남겨주었다.

일단 12척(13척)의 배와 130여척(330여척)의 배가 맞붙어 이긴 명량해전을 기업간 경쟁에 비유하자면 글로벌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싸운 격인데.. 거의 불가능한 이러한 싸움인데 이것을 승리로 이끈 부분이 너무나 놀라웠고, 누구말대로 거의 불가사의 수준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결과는 특히 아래 세가지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이순신 장군은 정보전에 능하였다. 그의 근본적인 원칙은 "이겨놓고 싸운다" 이었다. 현대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정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깨닫고 있었고, 그래서 늘 정찰병을 두고 정보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내렸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숫적으로도 우위에 서서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전투에 임했다(전체 전선의 숫자는 열위이더라도 적의 적은 숫자의 전선들을 집중 타격하여 전의를 상실 시키는 방식이었다). 다만 명량해전 같은 경우에는 그 자신도 "천운이었다"고 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한 전투였다.

둘째, 이순신 장군은 엄격한 관리자였다. 백성과 군사를 아꼈으나 참혹했던 임진왜란, 정유재란 당시에도 엄한 군율을 적용하였다. 자칫 동정과 측은함이 앞서게 되면 안그래도 열세인 당시 상황에서 군대의 사기는 순식간에 곤두박칠 친다는 것을 알고 항시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에 대한 적용도 예외가 없었으며,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이며 실질적으로 남쪽을 거의 지휘하고 있던 그 조차도 임금의 부당한 명령에도 복종하고 고초를 당하고 백의종군하는 수모를 겪었다.

셋째, 이순신 장군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 명량에도 나오듯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대장선이 앞장서서 적선들을 맞서 싸웠으며, 이는 부하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 "칼의 노래"는 역사소설이라기 보다 이순신 장군의 가상고백에 가깝다. 실제로 왜란 당시 그의 심정은 아마도 짐작컨대 임금의 손에 죽는 다던지, 병에 걸려 죽는 다던지 하는 무의미함은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노량해전에서 철수하는 왜군을 상대로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전투를 하고 돌아가신 것은 무인 이순신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맨들은 다른 의미의 전쟁을 각자 치르고 있다. 이 각자의 전투를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찾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교훈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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