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5일 목요일

세일즈포스와 어도비 주가 24% 급락, 'AI 수렁'설은 진짜 위기일까?

 



관련 기사: AI 수렁에 빠진 세일즈포스·어도비… 1년간 주가 20% 넘게 하락 (한국경제)


최근 뉴욕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업계의 두 거인, 세일즈포스와 어도비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이라는 공포가 이 견고한 성들을 흔들고 있는 것인데요.

오늘은 단순히 주가 하락 소식을 전하는 것을 넘어, 세일즈포스라는 도구가 가진 진짜 가치와 시장의 우려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견해를 보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시장은 왜 공포에 질렸나: 'AI 수렁'의 실체

공유된 기사와 최근(2026년 1월 13~14일) 시장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상황은 꽤 심각해 보입니다. S&P 500 지수가 지난 1년간 19.32% 상승하며 호황을 누리는 동안, 두 기업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 지난 1년간 주가 등락률 (2026.01.13 기준)

  • S&P 500 지수: +19.32%

  • 세일즈포스(CRM): -24.45%

  • 어도비(Adobe): -24.13%

하락의 핵심 원인은 명확합니다. 바로 'AI 대체론'입니다.

  • 빅테크의 공습: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구글의 '제미나이' 등 거대 AI가 CRM과 디자인 편집 기능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 가격 경쟁력 약화: "비싼 구독료를 내고 세일즈포스를 쓸 필요가 있나? AI 에이전트에게 시키면 되는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형 AI 도구들이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투자 의견 하향: 오펜하이머, 시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류'로 낮추며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일즈포스는 '대체 불가'하다

시장의 우려는 이해가 가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세일즈포스를 단순히 '고객 정보를 저장하는 DB'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세일즈포스가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영업을 과학으로 만든 철학'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세일즈포스를 공부해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하실 겁니다.

📚 세일즈포스의 영혼: "프레딕터블 레비뉴(Predictable Revenue)"

세일즈포스의 초기 성장을 이끌었던 방법론이자, 실리콘밸리 영업의 교과서로 불리는 《프레딕터블 레비뉴(Predictable Revenue)》 (국내 번역서: '세일즈 2.0' 혹은 관련 방법론 서적)를 아시나요? 혹은 마크 베니오프의 경영 철학이 담긴 V2MOM (Vision, Values, Methods, Obstacles, Measures) 방법론도 빼놓을 수 없죠.

제가 세일즈포스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프로세스의 힘' 때문입니다.

  1. 데이터의 맥락(Context): AI는 텍스트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기업 내부에 20년간 축적된 고객와의 미묘한 관계, 파이프라인의 흐름, 영업 사원의 직관이 담긴 '맥락 데이터'를 하루아침에 복제할 수 없습니다.

  2. 방법론의 내재화: 세일즈포스는 단순한 툴이 아닙니다. 리드(Lead)에서 기회(Opportunity)로 넘어가는 체계적인 영업 파이프라인 관리 방법론이 시스템에 녹아 있습니다. 이것은 AI 챗봇 하나 도입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3. 플랫폼 생태계: 수만 개의 서드파티 앱이 연결된 앱익스체인지 생태계는 그 자체로 거대한 해자입니다.

3. 위기인가, 과도기인가?

어도비와 세일즈포스 모두 현재 'AI 에이전트' 기능을 자사 제품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 어도비: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포토샵에 통합하며 저작권 문제없는 AI 생성을 돕고 있습니다.

  • 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 GPT'와 자율 AI 에이전트를 통해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주가 하락은 "AI가 이들을 죽일 것이다"라는 공포가 "이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해 더 비싸게 팔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보다 앞서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지금 이 거함들이 방향을 트는 속도가 느리다고 채찍질을 하고 있는 셈이죠.

4.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20년 넘게 1위를 지켜온 기업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2026년 1월 현재, 주가는 3년 내 최저가 수준(세일즈포스 $241.06)으로 떨어졌지만, 이것이 기업 가치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섣부릅니다.

오히려 저처럼 세일즈포스의 방법론과 철학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공포가 과도해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도구는 바뀔 수 있어도, 고객을 관리하고 매출을 예측 가능하게(Predictable) 만들려는 기업의 본질적 니즈는 AI 시대에 더 중요해질 테니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AI가 결국 CRM의 왕좌를 무너뜨릴까요, 아니면 세일즈포스가 AI라는 날개를 달고 다시 비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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